북리뷰

[북리뷰] 꽃을 보듯 너를 본다 - 나태주 시집-

굴비킴 2025. 4. 24. 13:06

 

 

한동안 참으로 바쁜 일상이었습니다.
여러 가지 이유로 글을 쓸 여유도, 이유도 없다고 생각했는데
다시 한번 힘을 내어 글을 써보려 합니다.

 

올해 2월, 가족과 여행을 하면서 읽었던 나태주 작가님의 시집 『꽃을 보듯 너를 본다』 북리뷰를 써보려 합니다.
나태주 작가는 서정적이고 따뜻한 시로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있습니다.
특히 모두들 아시는 「풀꽃」으로 널리 알려져 있지요.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인터넷으로도 나태주 작가님의 시를 읽어볼 수 있었지만, 저는 시집을 직접 구매하여 읽었습니다.
이미 알고 있던 시들도 찬찬히 다시 들여다보고, 다시 한 번 음미해보고, 책 여백에 시를 직접 따라 적어보기도 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시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감성과 감정을 조금은 엿볼 수 있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제가 시를 읽으면서 접어두었던 좋은 시 몇 가지를 소개하고, 포스팅을 마치려 합니다.
참으로 복잡하고 혼란스러운 삶 속에서, 가끔은 시 한 편으로 속도를 조절해보는 것도 괜찮겠습니다.


[내가 너를]

내가 너를
얼마나 좋아하는지
너는 몰라도 된다.

 

너를 좋아하는 마음은
오로지 나의 것이요.
나의 그리움은
나 혼자만의 것으로도 차고 넘치니까...

 

나는 이제
너 없이도 너를
좋아할 수 있겠다.


[혼자서]

무리 지어 피어 있는 꽃보다
두 셋이서 피어 있는 꽃이
도란도란 더 의초로울 때 있다.

 

두 셋이서 피어 있는 꽃보다
오직 혼자서 피어 있는 꽃이
더 당당하고 아름다울 때 있다.

 

너 오늘 혼자 외롭게
꽃으로 서 있음을 너무
힘들어 하지 말아라.


[목련화 낙화]

너 나에게서 떠나는 날
꽃이 피는 날이었으면 좋겠네
꽃 가운데서도 목련 꽃


하늘과 땅 위에 새하얀 꽃등
밝히듯 피어오른 그런
봄날이었으면 좋겠네

 

너 내게서 떠나는 날
나 울지 않았으면 좋겠네
잘 갔다 오라고, 다녀오라고
하루치기 여행을 떠나는 사람
가볍게 손 흔들듯 그렇게
떠나보냈으면 좋겠네

 

그렇다 해도 정말
마음속에서는 너도 모르게
꽃이 지고 있겠지
새하얀 목련꽃, 흐득흐득
울음 삼키듯 땅바닥으로
떨어져 내려앉겠지.

 

시를 읽은 시간은 잠시였지만, 그 울림은 오랫동안 마음을 따뜻하게 하는것 같습니다.